일기
1. ‘절대 행복’에 대하여
어렷을 때에는 어른이 되면 다 반짝반짝 할 것 같았다. 내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어른은 누구나 멋져보였더랜다. 한창 대입을 준비 할 시절에는 여러 명문 대학의 홍보 영상을 보면서 내가 저 대학에 입학 할 수만 있다면 영상에 나오는 대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결국 대학이라는 것은 내가 평생 비교당할 또다른 집단을 정하는 것이었을 뿐이 아니었나 싶다. 어느 대학을 갔으니 이정도는 해야지-라는 편견일 수도 있고, 당장 나랑 같이 수업을 들었던 내 친구일 수도 있다. 사람의 행복에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 같고 하나의 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곡선이라면, 그 선이 어디에 설정되는 지를 결정한 것 뿐이라고 해야할까. 그 증거가 어느 대학의 학생이든 같은 고민을 안고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비교 할 대상을 만들면 끝도 없고 스스로만 힘들어 지는 것이다. 내가 항상 부러워했던 친구가 나를 부러워 하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서로의 장점을 부러워하고 자신에게 없는 부분때문에 우울해한다. 이 비교는 끝이 나지 않는다. 내가 하지 않겠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도 아니다. 다른 사람이 모든 비교를 완료 한 다음에 내 코앞에 가져다 준다. 결국은 이 일반적인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 봄에 구글에 입사한 한 사람의 기사를 보았다. 그림을 하고 싶어서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여러 경험을 쌓다가 모 미대 시각디자인과에 합격. 그것으로 부족하다고 생각되어서 미국으로 다시 유학을 가고 졸업 후 구글에 입사했다. 인터넷에서 내가 좋아하던 그림 작가분 중 한분은 서울 교대에 입학하셔서 당연히 임용고시를 준비하실 줄 알았다. 하지만 계속 그림을 그리셔서 어느 순간 책의 표지를 그리고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에 참가하시게 되었다. 당연하지 않은 길을 걷는 선택은 무척 어렵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그 선택을 한 사람들은 좀 더 반짝반짝 빛난다.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선택했을 테니 휩쓸리는 사람들보다 자기 만족도가 높을테고, 일반적인 길이 아니니 비교 대상도 더이상 없을 것이다. 그런 큰 한번의 조금 다른 결정을 내릴 순간이 바로 지금 아닐까.
2. 정직하게 살 수 있는 일
부모님이랑 어쩌다가 말싸움을 하게 된 적이 있다. 아니, 사실 표면적인 주제만 다를 뿐이지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그 차이때문에 싸웠다는 것은 반복되고 있다. 경위는 이렇다. 어머니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에서 일하시는데 얼마 전에 매장이 하나 오픈했다고 한다. 거기에 투자자가 하나 와서 매상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봤다고 하는데, 근무하던 사람이 투자자라는 생각에 내출이 특출나게 높았던 첫째날 기준으로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눈치가 좋다’고 좋게 평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회사 위주의 입장 아닌가. 투자자의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거짓말을 아닌다’라고 했지만 분명 거짓말인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이야기했지만 잘난척 하는 아이로 낙인찍혀 버렸다.
하지만 사실 이는 일부분일 뿐이고 요새 우리 사회가 그런 거짓말들을 부추기는듯한 느낌이 든다. 식당에서도 ‘올바르게 만들면 당연히 이익이 안나온다’라고 하면서 차마 자기 자식에게는 먹이지 못할 듯한 물건들을 만들어낸다. 가공식품은 더 말할 거리가 없다. 그게 경제학적인거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내가 배운 경제학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최대화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정정당당해야했다. 돈은 조금 못벌어도 되니까, 그렇게 정정 당당하게 살 수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성공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런식으로 살 수 있다는 증거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방법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런 것이 가능한가 하는 회의마저 들기 시작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나 하나뿐은 아닐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3. 하고 싶은 일
어린 아이의 부모님은 누구나 내 자식이 특별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위인전을 사주고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하는 아이에게는 박수를 보낸다. 그것이 대입에 들어가면 일단 무조건 명문대에 가라는 말로 바뀌다가, 그 이후에는 특별한 것을 하겠다고 하면 반대를 한다. 처음에 특별한 사람이 되겠다고 했을 때 박수를 쳐 주었던게 거짓말이었는지, 조금 다른 것을 원하는 아이에게는 ‘현실을 모른다’라는 평가만이 되돌아온다. 솔직히 말해서, 스티브 잡스보다는 삼성맨이 되길 원하는 부모가 훨씬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내 주위를 보면 그렇게 입사한 사람 중 많은 사람이 회사를 그만 두고 나와 이직이나 다른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최소한의 하고 싶은 이유도 찾지 못한 채 들어간 회사에서 견디지 못하는건 단순히 근성이 없다고 풀이할 것이 아니라고 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한다. 만약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서 딱 2년만 채우고 나와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준비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2년간의 시간은 경력이 되지도 않는,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시간이다.
솔직히 이유가 없어도 일을 할 수 있냐, 아니냐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다 못해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목표가 있어야 공부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딱히 아무 목표 없이도 해야 하니까 공부를 하는 아이도 있다. 결국은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확실히 전자였다. 목표가 있어야 노력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최소한 일에 있어서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후회 없이 노력하고 싶다.